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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32] 레고, 호시료칸 그리고 슈하리 본문
1. ‘경영학 원서의 살아있는 버전’으로 불리는 기업이 있다. 덴마크 완구회사 레고(LEGO)다. 레고(Leg godt)는 덴마크어로 잘 놀자(Play Well)는 뜻이다. 1932년에 창립한 레고는 2015년 52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10년 연속 매출증가를 달성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30%를 넘는 초우량 기업이다. 자기자본 이익률(ROE)는 5년 평균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구글, 도요타 같은 기업이 20%가 안 되는 것을 보면 얼마나 대단한 회사인지 알 수있다.
2. 레고는 1990년대 초 조립식 장난감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던 세계 1등 회사였다. 1등이라는 자부심은 영원할 것만 같았다. 1990년대 초 불어 닥친 저가(低價) 장난감 등장과 비디오와 PC 게임 열풍에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1990년대 후반부터 쇠락을 거듭해 2003년에 이르러 적자 1700억원, 부채 8500억원으로 레고는 파산위기에 처한다. 레고는 변화를 선택했다. 그리고 혁신했다.
3. 창사 이후 외부 기업 인수합병(M&A)을 한 건도 하지 않고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자나 유명 디자이너도 없는 레고가 60년 넘게 세계 1등을 유지했던 건 바로 레고가 본질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레고는 장난감 블록 연결이 곧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에 불을 지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결이 바로 레고가 가진 핵심 경쟁력이었다. 레고는 복잡한 블록을 없앴다.
4. “단지 멋지다는 이유로 다수의 블록을 만드는 것을 당장 그만 두어라” CEO인 크누스토르프는 디자이너를 위한 제품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블록을 만들었다. “보편적인 조작 블록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연결할 수 있다” 레고는 그들의 본질을 알았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 된 레고는 가장 절제하는 기업이 된 것이다. 2004년 전체임직원 중 3분의 1을 해고해 5321명까지 줄었던 레고 정규직원들은 2014년 1만2582명으로 100%가 넘게 늘었다. 사업의 본질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다. 레고 임직원들이 세계 최고 그리고 최대 장난감 회사라는 자부심을 고객을 통해서 다시 설정했다. 고객은 레고의 매니아가 되고 있다.
5.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곳은 항상 자부심이 넘쳐난다. 저력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 스스로가 어떤 제품을 만들고 있는지, 어떤 서비스로 똘똘 뭉쳐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자동차회사나 보험사에서는 매년 판매왕을 선정한다. 그들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다. 제품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도 확실하게 전달한다. 자신들이 팔아야할 제품뿐만 아니라 경쟁사 제품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알고 있다. 내 제품에 대한 자부심은 결국 고객을 감동시키게 한다.
6. 진화의 세계에서는 최고가 되어야 DNA를 후대에 전달할 수 있다. 본능적으로 가장 힘 쌘 것이 되어야 한다. 인간도 동일하다. 내가 최고라고 인식하고, 최고가 되고 싶은 본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인류는 오랜 세월동안 사회화되어 공동체를 위한 협동하는 삶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최고라는 의식’을 약화시키고 겸손하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불문율을 지켜 와야 했다. 하지만 숨겨져 있는 본성은 표출되는 순간 강하게 터지게 마련이다.
7. 내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최고라고 인식되는 순간 자부심 본능은 폭발하게 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관이 <호시료칸>이다. <호시료칸>은 718년에 문을 열어 현재까지 무려 1300년의 역사를 지닌 여관이다. 독보적으로 긴 역사에 걸맞게 이곳에는 <호시료칸>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 바로 여관 주인 이름이다. 형제들 중 후계자로 선택받은 사람은 수 년 간 교육을 받은 후 주인 자리를 물려받게 되는데 이 때 무조건 ‘호시 젠고로’로 이름을 바꿔야한다.
8. ‘호시 젠고로’는 1대 여관 주인 이름으로, 후계자는 여관을 물려받으면서 이름도 물려받는 것이다. 현재는 46대째 ‘호시 젠고로’씨가 여관을 운영 중이다. 나머지 형제들 역시 여관 주인의 자부심을 위해 모두 성을 바꿔준다. 후계자 외에는 다른 형제들은 어머니 성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다. 초기 설립자 정신을 유지하지하고 전통을 계승하는 그들만의 방법이다.
9. 이런 장인정신이 작동하는 밑바탕에는 ‘슈하리(守-破-離)’라는 3단계 전통 계승 방법이 작동한다. 첫 번째, 슈(守): 스승에게 배우는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법. 스승이 말하는 대로 따라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 하(破): 스승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다른 방식이나 유파에 관한 연구를 하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리(離): 자신의 연구에 집중해 자신만의 창조로 나서는 단계로 스승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깊은 이해가 이루어지면 그것을 바탕으로 계승하면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간다. 업에 대한 자부심울 통해서 집단적 유대감과 힘을 가지게 된다. 그것이 이들의 DNA 전달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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